161100_화보_Shining Chemistry_INSTYLE

2021. 7. 7. 13:58기록관리부/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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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오후 1시, 북적이는 강남과 동떨어진 익선동의 빛바랜 골목에서 샤이니의 온유와 키를 만났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을 잠과 휴식이라고 밝힐 만큼, 쉴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들에게 아주 잠깐이라도 시간이 멈춘 듯한 조용한 여유를 주고 싶었다. 물론 그래 봤자 이마저 또 일이지만...

 

"잘 지냈어요?" 

 

저 멀리서 인사를 건네며 키가 다가온다.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계속된 수면 부족 때문에 힘들다며, 컴백 후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자신의 스케줄을 술술 털어놓는다. 그러고 보니, 정말 8개월 전 촬영 때보다 피부가 부쩍 거칠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온유와 키는 가수뿐 아니라 연기자로서도 바쁜 시간을 보냈다. 온유는 우수에 찬 내면 연기로 호평받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배우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고, 키 역시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고시생을 실감나게 연기해 화제를 낳았다. 

 

이들은 아이돌 출신 하면 식상하리만치 따라붙는 연기력 논란에서도 제외였다. 그 덕분일까? 가을 햇살을 나른하게 맞으며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는 두 남자의 얼굴에서 배우의 눈빛을 제대로 느꼈다. 완전체 샤이니의 컴백 성적도 이들의 연기력만큼이나 우수하다(촬영을 끝내고 간 음악 방송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제 아무리 9년차 아이돌일지라도,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아이돌 홍수 속에서 단순히 오랜 경험과 내공만이 승부처가 될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샤이니의 이번 음악 방송 1위와 차트 석권은 더욱 큰 의미가 있다. "매번 음반을 낼 때마다 '샤이니스러운' 것이 무얼까 고민해요. 8년 동안 늘 새롭고 신선한 시도를 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대중은 감사하게도 샤이니가 언제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그룹이라고 기억해 주시더라고요. 이번 앨범은 방향 자체가 달라요. 특별한 콘셉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들으면서 기분 좋아지고 힐링되는, 그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물론 '이런 음악도 샤이니가 하니 다르네!'라고 하시면 더욱 뿌듯하죠" 라며 소신 있게 서로의 생각을 이어 말했다. 촬영이 끝날 때쯤 문득 그들의 얼굴을 다시 바라봤다. 8년 전, '누난 너무 예뻐'를 외치던 뽀얀 피부의 앳된 소년들은 없었다. 

 

연약한 허물을 벗고 묵묵히 순간을 즐기고 있는, 외유내강의 의젓한 두 남자가 내 옆에서 웃고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