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400_화보_EYES ON YOU_GRAZIA

2021. 7. 9. 10:13기록관리부/2016

https://youtu.be/08pfiUA4UFM

그라치아 4월 2호(통권 제 75호) 온유 화보 촬영 인사


 

"요즘은 에전처럼 누군가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고 싶다는 마음보단

그냥 저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알아주기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아, 맞다. 내가 얘 좋아했었지.' '아, 얘 어디 나왔었는데.' 그걸로 저는 만족해요 "

 


 

포즈 잘 하네요. 지난번에는 단체 컷 위주로 촬영해서 미처 진기를 몰랐어요. 이제 카메라는 익숙하죠? 

그런가요? 같이 있는 사람들이 편하면 저도 편하긴 한데···. 저 원래 사진 찍는 거 되게 힘들어하거든요. 제가 하는 일 중에서 꽤 힘든 편에 속해요. 

 

그럼 영상은 사진보다 편해요?

아, 그건 더 어려워요. 설상가상이죠. 하하.

 

인스타그램으로 궁금한 질문을 받아봤는데 휴대폰에 보정 앱이 없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네, 없어요. 셀카를 잘 안 찍기도 하고, 뭐 그냥 생긴 대로 살면 되죠. 하하. 조금 더 잘 나온다고 그 사진 갖고 뭐 하겠어요.

 

그 차이가 본인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군요.

맞아요. 셀카는 그냥 제 만족이니까, 누구한테 보여주기 위해 찍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별로 그런 경우가 없거든요. 제 휴대폰 화면도 되게 단순해요. 자, 보세요. 

 

아니, 기본 화면도 다 못 채웠네요?

그러네요. 정말 세 자리가 비네요. 하하.

 

요즘 <태양의 후예>는 본방 사수 하고 있어요?

네, 매주 집에 가서 어머니와 함께 보고 있어요. 괜히 혼자 마음 졸이기보단 차라리 저를 다독여줄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 보는 게 좋더라고요.

 

그래서 소감이 어때요?

정말 재미있어서 시청자 입장으로 그다음 주를 기다리며 보고 있어요. 그런데 동시에 되게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좋다가 조금 우울했다가 당시 생각도 났다가, '아, 저건 또 저렇게 나왔구나' 싶고, 저는 편집된 걸 본 적이 없거든요. 제 촬영분을 찍고 나서도 모니터를 안 해서 정말 본방으로 처음 보는 거예요.

 

지난 6회에서 오열하던 장면이 그 회차의 순간 시청률 최고 기록이더라고요.

저도 그 얘기 듣고 깜짝 놀랐어요. 

 

찍을 때 되게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렇게 감정을 폭발하는 신이라니.

앵글에 따라 그 신을 두 시간인가 세 시간 동안 찍었는데, 정말로 펑펑 내내 울었어요. 제 상반신 샷은 물론이고 다른 배우들 상반신 샷을 찍을 때도, 그리고 저를 걸어서 찍을 대까지 내내, 그 촬영 신 모두에 똑같은 감정이 전달돼야 할 거 같아서 계속 울었더니 찍고 난 뒤에 미역처럼 늘어지더라고요. 힘도 다 빠지고, 머리도 띵하고요. 사실 전 잘 우는 편이 아니거든요. 잘 놀라지도 않고요. 그런데 역할 자체가 되게 작은 일에 엄청 놀라고 잘 우는 캐릭터다 보니 더 몰입하려고 애썼죠. 당신엔 이 촬영 끝나면 대본 보고 저 촬영 끝나도 대본 보고, 진짜 그것밖에 안 했어요. 

 

촬영 당시 연기 활동만 한 것도 아닌데, 연기자 모드 '온오프'는 잘됐어요?

아직도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요즘 되게 오락가락해요. 방송을 보면 그 당시가 떠올라 다시 감정이입이 되기도 하고···. 정말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왔다 갔다 하죠. 

 

가상의 존재긴 하지만 이치훈이란 캐릭터와 실제 온유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음, 거기선 좀 많이 잘 살고요, 애 아빠고요, 많이 달라요.

 

비슷한 점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런 모습도 제 안에 있는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제가 평소에 아무리 잘 안 운다 해도, 그런 연기 하는 걸 보면 또 그런 면을 지닌 사람일 수도 있고요. 

 

작품 들어갈 때 감독이나 작가가 신경 써달라고 이야기 한 점은 없었나요?

디렉션을 거의 안 주셨어요. 아주 가끔 '이건 좀 이렇게 하는게 어떨까?'라고 하실 때도 있었는데, 대부분 '하고 싶은 대로 해. 동선도 네가 짜고 해봐'라는 식이었죠. 

 

더 어려웠겠네요.

현장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혼자 연습을 하고 가면 완전히 다를 때가 많아서 초반엔 멘붕에 빠지기도 했어요. 나중엔 안 되겠다 싶어 주로 대사를 어떻게 편히 주고받을 수 있는지에 집중하며 연습했죠. 동선은 어차피 현장에 가면 맞추기도 하니까. 그 상황에서 제일 어우러질 수 있는 점을 나름대로 생각하며 연습한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반응도 찾아보고 그래요?

저는 정말 그런 점에 초연했는데, 지난 한 해 동안 반년 넘게 사활을 걸고 한 작품이라 그런지 이번만큼은 좀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물론 아직다 보여준 건 아니지만요.

 

칭찬이 훨씬 많던데요. 물론 나쁜 소리 한마디가 본인에겐 가장 괴롭겠지만요.

저는 옛날부터 그랬어요. 학창 시절에 시험을 보면 다들 가채점을 하잖아요. 그럴 때 저는 긴가민가 싶은 건 다 틀렸다고 했다가 나중에 결과 보면 평균이 몇 점 더 올라가 있는 그런 느낌? 그게 더 마음이 편했어요. 

 

스스로에게 엄격한가 봐요.

정말 하고자 하는 일이 있을 땐 그런 편이에요. 예를 들면 사람들 많은 데서 노래 연습하는 것도 안 좋아하고.

 

완성되지 않은 상태니까?

그렇죠. 하지만 가끔은 제 성에 안 차고 나가야 할 때가 있잖아요. 데뷔한 후부턴 그런 순간이 가장 안타까웠어요. 좀 더 연습을 하면 어땠을까 싶고. 그래서 이번에도 시간을 쪼개가며 노력한 거에요. 어쩌다 하루 이틀 시간이 나도 늘 방구석에서 대본만 봤고요, 정말 한시라도 대본이 손에서 떨어지면 불안하고 그랬어요. 

 

처음 드라마를 들어갈 때 생각했던 것과 촬영을 마치고 본방으로 보는 지금은 다르죠?

우선 대본이 정말 소름끼치게 재밌었어요. 연기한 저도 다음 방송 언제 하지, 어떻게 글을 쓰지 그랬을 정도로요. 돌이켜보면 처음 들어갈 때는 오히려 자신만만했던 것 같아요. 시작하고 난 뒤에도 배우로선 신참이니까 막내처럼 행동했더니 다들 좋아해줘서 좀 편하게 찍었고요. 특히 혜교 누나랑 함께하는 신이 많았는데, 점점 친해지다 보니 연기할 때 배려도 많이 해줬어요. 

 

아, 극 중에서 사인으로 나온 '우주 미남'이 오래된 별명이라면서요.

네, 작가님이 대본에 썼더라고요. 저도 어떻게 아셨는지 모르겠어요, 안 물어봐서.

 

함께 본방 사수를 하는 어머니 반응은 어때요?

좋아하세요. 제가 오열하는 장면에선 같이 울기도 하고, 원래 TV도 잘 안 보고 맨날 책만 읽는 분인데, 요즘엔 항상 TV를 켜놓는 거에요. 이유를 물었더니 재방송도 많이 나와서 그때마다 계속 보려고 그런데요. 아버지도 기회가 되면 꼭 드라마 하라고 말하시고, 하하. 

 

연기하는 재미는 좀 알게 됐나요?

하면 할 수록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의도했던 모습으로 나오니까 되게 재밌더라고요. 뭔가 짜인게 아니라 대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한 작품 마치고 나니 좀 더 해보고 싶은 연기가 생겼을 것 같은데요. 

첫 방송 때 제 장면이 편집되서 안 나왔거든요. 중기 형이 문자로 '온유야, 실망이 컸지. 형도 처음엔 그랬어. 그래도 앞으로 마음 좋고 재밌게 보자' 이런 식으로 다독여줘서 굉장히 힘이 됐어요. 그 후로도 중기 형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른 작품에서 또 다른 배역으로 만나면 어떨까,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더라고요. 어쨌든 저는 이제 시작한 거니까 뭐든 해보고 싶죠. 

 

어른이 됐달까, 철들었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나요?

아니요. 저는 철이 안들어요. 그게 좋은거 같아요. 

 

샤이니에선 제일 맏형이라 그런지 어른스러운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 

음. 전혀 안 그럴텐데... 아직 덜 봐서 그럴걸요? 하하. 제가 동생들한테 장난도 많이 치고 사람을 되게 귀찮게 해요. 

 

주변 사람들 의견도 잘 듣는 편이에요?

맞다 싶으면 들어요. 정말 진심으로 저와 그 사람을 생각해서 해 주는 말들. 그게 아니다 싶을 땐 선을 긋죠.

 

활동을 꽤 오래 했는데 이제 그런 면들이 좀 구별되나요?

여전히 쉽지 않아요. 사람 성향이 다 다르고 표현 방법도 다르니까요. 누군가의 어떤 부분은 끝까지 제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어요. 이해라기보다는 그냥 인정하는 거죠.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된 거 같아요. 제가 올해 스물여덟살이거든요. 그런데 만약 노래와 연기를 완전 잘하는 열네살짜리 신동이 갑자기 등장하면 그 꼬마를 못 이길 수도 있어요. 그런 세계에 속해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어느 자리에 올랐다는 점보다는 그때그때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걸 생각해요. 저는 소박한 것도 되게 좋아해요. 예전에는 한 삼사년 동안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데 가끔씩 혼자 먹으러 다니느 습관도 그때 생긴 거예요. 요즘도 마찬가지고요. 오늘은 좀 여유 있다 싶으면 지하철을 타는 거고, 빠듯하게 쫒긴다 싶으면 뛸 수도 있는 거고, 차를 타고 갈 수 있으면 차를 타는 거고. 

 

유연하네요. 

유연한 척 하는 거예요. 

 

절대 타협이 안 되는 것도 있어요? 

있죠.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무작정 반론부터 꺼내는 사람. 아예 생각을 말하지도 못하게 원천 봉쇄하는 경우요. 

 

모두가 말리지만 재미있어 보이는 일과 재미는 모르겠지만 좀 더 안정적인 일 중 주로 어떤 걸 선택해요?

그때그때 달라요. 보통은 재밌는 걸 찾아가죠. 평소 친구랑 있다가 갑자기 '야, 제주도 가자'그러면 가거든요. 그런 기억이 많은데 결국 재미를 찾아 떠난 거잖아요. 그런데 일로 다가간다면 아마 두 번째를 택하겠죠. 여러 가지 상황으로 후자를 선택하게 되더라도 그걸 재밌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해요. 

 

의식적로 한다고 그게 되나요?

사실 시작하기 전까진 어떨지 모르는 거잖아요. 일을 할 때는 항상 그 안에서 제가 가장 재밌을 만한 걸 찾고, 재미가 없으면 재미있게 만들려고 해요. 예능에 출연할 때도 그랬어요. 그냥 저는 생각났을 때 개그를 치거든요. 그런걸 하면서 제가 웃으니까요. 그러다 보면 MC분들도 한번 더 시켜주시기도 하고요. 

 

마침 작년 도쿄돔 공연이 딱 일년 전 오늘이더라고요. 성대 수술 후 회복하고 오랜만에 서는 큰무대여서 그런지 솔로곡을 부르며 눈물을 보였는데 그때 무슨 생각을 했나요?

무대의 크고 작음을 떠나 그때 굉장히 마음앓이를 많이 했어요. 사실 그 전까지도 1,2절 완창을 잘 못했거든요. 목소리가 안 나와서 글로 대화하고, 휴대폰으로 개그 치고 그러니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개그 타이밍도 안 맞는데 아까 지나간 이야기를 막 써서 한명한테만 보여주고, 하하.

 

그때도 개그 본능만은 포기하지 않았군요. 

주로 민호한테 많이 했죠. 하하. 암튼 그때 되게 여러 가지 감정이 섞였던 것 같아요. 

 

지금도 일본 투어 중인데, 투어를 계속하며 느끼는 변화가 있나요?

아무래도 경험이 계속 쌓이니까 여기선 어떻게 해야겠다는 노하우가 많이 생겼죠. 더 편해졌고요. 항상 똑같은건 제가 먼저 재미있으려고 노력한다는 점이예요. 제가 신이 안 나면 보는 분들도 고스란히 느끼는 것 같고. 저는 자기만족이 진짜 중요한 사람이거든요 

 

이제 목은 많이 좋아진 상태죠?

그렇긴 한데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를 해야 할 듯해요. 그래서 요즘 저만의 작업실을 알아보고 있어요. 노래를 부르든, 크게 음악을 틀어 놓고 듣든, 대본 연습을 하든, 제가 혼자 있을 만한 작은 공간이 필요해서요. 누구한테 보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얼마전 방영된 오열 신도 대본 보며 막 연습하다가 누가 오면 대본 덮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더 공간을 찾아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하나 되게 소소한 희망 같은게 있다면, 진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오래된 친구들과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한 곡을 불러보고 싶어요. 피아노도 마음대로 치고 녹음도 같이 하면서. 

 

아, 기린과 치킨을 좋아한다는 제보를 많이 받았어요. 이 리스트에 덧붙일 만한 게 또 있나요?

치킨은 워낙 잘 먹고, 기린은 멋있어서 좋아해요. 완전 세잖아요. 음. 너무 광범위해서 떠오르는게 없긴 한데 한번씩 뭔가에 꽂힐 때가 있어요. 몇 년 전에 갑자기 인체 해부학 책 사서 본 적도 있을 정도예요. 고등학교 때는 루시드 드림에 빠지기도 했죠. 그때 전 늘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루시드 드림은 이론적으로 꿈에서 날아다니고 공부도 하고 그런 식이었거든요. 결국 성공은 못했지만요, 하하. 

 

아직 솔로 앨범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안 나온 건 알지만,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나요?

아뇨, 전혀 안 했어요. 나올 때 생각하려고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 좋아하는 노래를 그때도 좋아할지 모르겠거든요. 앨범이 나올 무렵 제가 가장 괜찮다고 생각하는 음악을 하는게 좋을 듯해서요. 

 

지금 좋아하고 많이 듣는 노래는 뭐예요?

요즘은 노래를 많이 안들어요. 가끔 클래식을 찾아 듣는 정도랄까. 어릴 때 어머니가 집에서 항상 카세트테이프로 틀어주던 클래식이 있는데, 그게 떠오르더라고요. 

아, 제가 잘 울지는 않는데 음악 영화 보면서는 좀 울어요. 왠지 심장이 막 벅차 올라서요. 공연 가는 것도 좋아하고요. 가슴이 울리는 그 느낌 때문에... 그래서 더 나만의 작업실을 갖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어요. 

 

예능에 MC, 뮤지컬, 시트콤, 거기에 연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경험했는데 그 중에서 더 집중적으로 해보고 싶은게 있나요?

제 안에서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고 준비할 시간만 있다면 뭐든 해보고 싶어요. 아 정말 이것저것 많이 하긴 했네요. 그런데 조기 종영된 경험이 몇 번 있다 보니... 이번에 <태양의 후예>는 사전 제가이라 들어가면서 안심했죠. 하하. 제 마음 같아선 '15부 끝나고 한 달 기다렸다가 마지막 16부를 내 놓고 싶은데, 그럼 난리 나겠죠?